11번째 이야기

마음을 나누는 가을 편지: 일산 5캠프의 따뜻한 동행

글,사진-김민찬 기자

그녀가 나를 사랑하게 된 이후 ‘나’라는 인간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가 되었는지 모른다. 나는 얼마나 스스로를 존경하게 되었는지 모른다. (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中 P.69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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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강변을 따라 흐르는 김광진의 '편지'는 마치 가을 낙엽처럼 내 마음속에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.

일상의 분주함 속에서도 이 노래만큼은 특별했습니다. 매 음절, 매 순간이 가슴 깊이 스며드는 진심 어린 이야기처럼 다가왔습니다.

마음속에 그려진 한 장면. 한 남자가 있습니다. 다섯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여인의 남편으로서, 믿었던 이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암 선고까지 받았지만, 끝까지 가족만을 생각하며 마지막 편지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. 그의 떨리는 손끝에서 한 자 한 자 사랑이 피어납니다.

어느새 내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한강물에 살며시 스며듭니다.

얼마 전 SBS '더 팬'에서 비비(김형서)는 이 가슴 시린 이야기를 노래했습니다. 그의 섬세한 목소리가 마지막에 흐느낌으로 변할 때, 스튜디오는 깊은 침묵에 잠겼고, 우리는 모두 그 진한 여운 속에 잠겼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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편지 by 김광진 (작사 허승경 / 발매 2008.04.01)

그러던 어느 날, 이 노래의 진짜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내 마음속 슬픔이 달콤한 미소로 피어났습니다.

이 아름다운 가사는 김광진의 아내 허승경이 써내려간 그들만의 사랑 이야기였습니다.

불안정한 미래 때문에 김광진을 못마땅해하시던 허승경의 부모님은 딸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시했습니다. 안정된 삶과 해외 유학이라는 달콤한 제안을 가진 한 청년이었죠.

하지만 그녀의 침묵 속에 담긴 선택을 읽어낸 청년은, 마지막 작별의 마음을 편지에 담아 김광진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홀연히 떠났습니다. 그리고 그 애틋한 마음이 이 노래의 가사가 되었습니다.